명절에는 오래 차를 타고, 각종 음식을 먹으면서 뜻하지 않은 요통, 복통 등에 시달리기 쉽다. 당장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갈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한의학에서 활용하는 ‘지압법’을 실천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. 증상별로 효과를 내는 지압법을 알아본다.
◇배탈·설사로 인한 복통 → 장문혈
갈비, 튀김, 전 등 기름진 음식을 평소에 비해 많이 섭취하면 복통이 생길 수 있다. 문제는 야외에서 복통이 시작되면 화장실을 찾을 때까지 뾰족한 해결법이 없다는 것이다. 이러한 응급상황에서 장문혈(腸門穴) 지압으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. 장문혈은 새끼손가락을 타고 내려오는 방향으로 손목에서 약 10cm 떨어져 있으며, 이름대로 ‘장의 문’의 역할을 하는 만큼 복통과 변의를 상당히 줄여준다. 일반적인 혈자리들과 다르게 장문혈은 ‘5초 지압, 3초 휴식’이 기본이다. 이를 15회 실시하고 손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.
◇급체했을 때 → 합곡혈
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면서 급체로 인한 복부 팽만, 메스꺼움, 두통, 식은땀을 겪을 수 있다. 체증이 나타났을 때 바늘로 손끝을 따는 사람이 많은데, 감염의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게 좋다. 한의학적으로 합곡혈(合谷穴)은 소화장애를 완화하는 대표적인 혈자리다. 소화가 잘 안되거나 체한 경우 가볍게 주변을 산책하면서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에 있는 합곡혈을 지압해주면 증상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낸다. 지압하려는 합곡혈의 반대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꼬집듯이 양손 모두 1분씩 눌러주면 된다.
◇멀미가 심할 때 → 내관혈
명절에 혼잡한 교통체증 속에서 자동차의 출발, 정지가 반복되면 멀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. 멀미는 눈이 받아들이는 환경정보와 평형감각 사이의 괴리로 인해 발생한다. 어지러움, 현기증, 구토 등이 생긴다.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내관혈(內關穴) 지압을 추천한다. 손목 안쪽 주름의 정가운데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4~6c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양쪽 내관혈을 각각 20번씩 지그시 눌러주면 된다. 더욱 빠르게 효과를 보려면 횟수와 시간에 관계없이 수시로 자극해주는 게 좋다.
◇갑자기 허리 아플 때 → 후계혈
오랜 시간 운전을 하거나 좌석에 앉아있다 보면 척추와 주변 근육, 인대가 받는 부담이 커지면서 급성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. 이럴 때는 후계혈(後谿穴)을 지압하면 좋다. 주먹을 쥐었을 때 손금이 끝나는 손날 자리에 위치한 후계혈은 허리, 목, 어깨 전체를 부드럽게 이완하는 효과가 있어 요통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. 손가락으로 지압하기보다 딱딱한 손톱이나 볼펜을 사용해 30~40초간 눌러주면 더욱 좋다.